안녕하세요! 삿포로에서 40년 동안 살아온 제가, 봄의 삿포로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팁을 공유해 드릴까 해요. 일반적인 관광 가이드에서는 찾기 어려운 이야기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삿포로는 겨울 눈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눈이 녹고 신선한 녹음이 얼굴을 내미는 봄 역시 정말 매력적인 계절이랍니다. 일본 본토의 벚꽃처럼 한순간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삿포로의 봄은 천천히, 서서히 물들어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솔직히, 그게 또 다른 특별한 매력이죠.
봄의 시작: 벚꽃과 라일락의 계절
먼저, 봄 하면 역시 벚꽃(사쿠라)이죠! 삿포로의 벚꽃은 혼슈보다 조금 늦어서, 보통 골든 위크(4월 말~5월 초) 즈음이 절정이랍니다. 삿포로의 하나미(벚꽃놀이) 문화나 추천 명소에 대해서는 이 삿포로 벚꽃놀이 가이드 글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꼭 확인해 보세요.
- 마루야마 공원 (円山公園, Maruyama Park): 지하철 토자이선 ‘마루야마코엔역’ 바로 근처예요. 아마 삿포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벚꽃놀이 명소일 거예요. 바로 옆에 있는 홋카이도 신궁(北海道神宮)과 함께 산책하는 것도 정말 좋고요. 이 지역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제 마루야마 공원과 홋카이도 신궁 소개 글에서 확인해 보세요. 벚꽃 시즌에는 정말 많은 일본인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벼요. 길거리 음식 가판대도 많이 나와서 즐겁고요. 솔직히 말하면, 피크 타임에는 정말 사람이 많아서 자리 잡기가 좀 어려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활기찬 분위기 자체가 이곳 봄의 풍물시랍니다.
- 나카지마 공원 (中島公園, Nakajima Park): 지하철 난보쿠선 ‘나카지마코엔역’ 바로 앞이에요. 도심 속에 있으면서도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공원이죠. 쇼부 연못(菖蒲池) 주변으로 벚꽃이 피어나는데, 여기서 보트를 타는 것도 즐겁답니다.
벚꽃이 지고 나면, 다음은 라일락 시즌이에요. 보통 5월 말쯤이죠. 라일락은 삿포로시의 공식 나무이기도 해요.
- 오도리 공원 (大通公園, Odori Park): 삿포로 중심부, TV 타워 바로 아래 동서로 길게 뻗어있는 공원이에요. 다양한 꽃들이 피기 시작하죠. 음, 뭐랄까, 삿포로의 얼굴 같은 곳이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에 와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랄까요. 도심 한가운데라 접근성은 정말 좋지만, 깊은 자연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는 조금 도시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그래도 부담 없이 들러서 삿포로의 일상과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엔 최고죠.
눈 녹은 후의 액티비티: 공원 산책과 자전거 타기
눈이 다 녹으면, 야외 활동이 정말 즐거운 계절이 돼요.
- 모에레누마 공원 (モエレ沼公園, Moerenuma Park):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가 설계한 예술 공원이에요. 넓은 부지에 기하학적인 언덕과 분수가 있어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하죠. 공원 내에서 자전거를 빌려 둘러보는 것을 강력 추천해요. 도심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어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 해요. 그게 살짝 단점이긴 하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탁 트인 공간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답니다. 이 독특한 공원에 대해서는 모에레누마 공원 소개 글에서 더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시면 읽어보세요.
- 공식 웹사이트 (영어): Moerenuma Park Official Website
- 자전거 대여료나 이용 가능 여부는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에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시는 게 확실해요.
현지인으로서 솔직한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요, 봄에는 벚꽃이나 라일락이 주목받기 마련이지만, 저희 현지인들에게는 오랜 겨울이 끝나고 공원 잔디가 다시 초록색으로 변해가는 과정 그 자체가 기쁨이거든요. 눈 밑에서 잠자던 땅에서 새싹이 힘차게 돋아나는 걸 보면 “아, 봄이 왔구나” 하고 실감하게 돼요. 방문하시는 여러분도 그런 생명의 기운 같은 걸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봄의 맛
봄에는 맛있는 제철 음식도 많이 나와요. 특히 아스파라거스! 홋카이도 아스파라거스는 정말 달고 수분이 많아요. 녹색도 있고 흰색도 있는데, 둘 다 드셔보시길 추천해요. 그 외에도 산나물 같은 걸 레스토랑에서 튀김(덴푸라)으로 맛볼 수도 있고요.
조금 더 멀리: 조잔케이 온천 (定山渓温泉, Jozankei Onsen)
시간이 되신다면, 삿포로 시내에서 버스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조잔케이 온천까지 가보는 것도 좋아요. 울창한 자연에 둘러싸인 온천 마을로, 당일치기 입욕(日帰り入浴, 히가에리 뉴요쿠)이 가능한 시설도 많답니다. 봄의 신록 속에서 즐기는 온천은 정말 최고예요. 어떤 날은 아직 조금 쌀쌀할 수도 있지만,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그런 건 싹 잊게 되죠! 조잔케이로 가는 방법이나 즐길 거리에 대해서는 조잔케이 온천 가이드 글을 참고해 보세요.
- 공식 웹사이트 (영어): Welcome to Jozankei Onsen
- 버스 시간표나 요금은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버스 회사 웹사이트 등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해 주세요.
번외편: 시간이 더 있다면 도야호수(洞爺湖)도 추천
혹시 조금 더 긴 여정이 가능하시다면, 도야호수까지 가보는 것도 추천해요. 삿포로에서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시간이 좀 걸리긴 하죠. 하지만 제가 도야호수 주변 명소 소개 글에서도 썼듯이, 특히 우스산 로프웨이(有珠山ロープウェイ)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정말 환상적이랍니다. 도야호수와 쇼와신잔(昭和新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파노라마는 꼭 한번 볼 가치가 있어요.
봄의 삿포로: 옷차림과 주의할 점
삿포로의 봄 날씨는 예측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낮에는 따뜻할 수 있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꽤 쌀쌀하거든요. 특히 4월에는 아직 눈이 남아있는 곳도 있고, 5월에도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날이 있어요. 그래서 겹쳐 입는 것이 중요해요. 가벼운 다운 점퍼나 플리스, 또는 쉽게 벗고 입을 수 있는 겉옷이 있으면 아주 유용할 거예요.
현지인으로서 솔직한 이야기 하나 더 하자면요, 골든 위크(4월 말~5월 초)는 일본 전체가 쉬는 주요 연휴 기간이라서요. 그래서 관광지뿐만 아니라 도로, 마트 등 어딜 가나 사람들로 붐벼요. 항공권이나 호텔 가격도 비싸지는 경향이 있고요. 만약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이 시기를 살짝 피해서 여행 오시는 게 좀 더 여유롭게 삿포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몰라요.
어떠셨나요? 봄의 삿포로가 조금 그려지시나요? 겨울과는 또 다른, 평온하고 생명력 넘치는 삿포로를 즐기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기다리고 있을게요!